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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공지능 시대 ′조만장자의 꿈′
작성일 2018.05.31

 

인공지능 시대 '조만장자의 꿈'

 

김준동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디지털타임스, 5월 29일자


인류 최초의 '조만장자'(1조 달러 이상의 자산가)는 누가 될까? 얼마 전 미국의 주간지 뉴스위크는 아마존의 창립자이자 CEO인 제프 베조스가 4년 안에 조만장자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했다. 올 초 발표된 그의 자산총액은 1120억 달러(약 121조원)다. 인류 최초로 재산 1000억 달러를 넘겼지만 조만장자까지는 앞으로 10배 더 커져야 한다.

 

지난 10년동안 아마존의 주가는 네배, 직원수는 열배 늘었다. 대주주인 제프 베조스의 재산도 지난 2년간 3배로 불어났다. 이런 성장세라면 4년후 베조스는 첫번째 조만장자가 될 것이다. 여러 외신과 전문가들도 이 시나리오의 실현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 아마존을 단순한 인터넷 쇼핑몰이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IT선도기업으로 봤기 때문이다.

 

아마존을 선도기업으로 만든 핵심경쟁력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손꼽히는 것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다. 아마존은 창업 초기인 90년대부터 구매내역과 검색내역 등 빅데이터를 가지고 고객을 분석했다.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단번에 찾아주고, 딱 맞는 상품을 추천하는 '큐레이션 서비스'가 여기서 나왔다. 얼마나 적중률이 높은가 하면 구글 같은 포털사이트가 아니라 아마존에서 상품검색을 시작하는 미국인이 절반을 넘을 정도다.

 

수집된 빅데이터의 가치는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되면서 더욱 배가됐다. 고객을 관찰하고 잘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수요 예측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구매가 이뤄지기도 전에 배송부터 시작하는 '예측배송'은 2013년에 이미 도입됐다. 판매 예측을 바탕으로 물류센터와 운송에도 인공지능을 활용하자 배송시간과 물류비가 획기적으로 줄었고, 이는 온라인 유통시장 석권의 원동력이 됐다. 이렇게 축적된 기술과 경험은 다시 인공지능 스피커(에코), 인공지능 비서(알렉사), 무인매장(아마존고) 등 새로운 사업모델을 탄생시키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아마존의 성공 이후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결합은 '기회의 땅'이 됐다. 의류업체 자라(ZARA)의 인공지능은 전 세계 매장의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디자인을 연구하고 상품을 제작한다. 스타벅스는 고객정보와 날씨, 결제정보 등을 함께 분석해 개인화된 프로모션을 시행하고 있다. 넷플릭스(Netflix)는 시청자의 취향에 맞는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제안하고, DHL은 전 세계 교역량을 예측해 해운·항공 등의 운송자원을 배분한다.

 

아쉽게도 국내에는 아직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결합한 사업모델이 많지 않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사용자를 통시적으로 이해하는 부분도 아직 부족하다. 예컨대 '홍길동님만을 위한 봄맞이 쇼핑제안' 이메일에는 정기세일 상품과 등산용품만 빼곡하다. 상품검색과 큐레이션이 만족스럽지 않으니 포털사이트에서 원하는 상품을 찾아서 여러 판매자의 가격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구매가 이뤄진다.

 

인공지능 기술만 놓고 보면 우리도 상당한 수준이다. 요즘 화제인 '챗봇(chatter robot) 서비스'가 좋은 예다. 인공지능이 채팅이나 음성으로 고객상담, 예약접수 등을 해주는 챗봇은 유통, 물류, 보험, 외식 심지어 대학도서관까지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택배회사에 카카오톡으로 배송상태를 물으면 챗봇이 친절히 응답한다. 도착 예정시간을 알려주고 필요하면 배송주소 변경이나 경비실에 맡겨달라는 요청도 문제없다. 실제 챗봇을 써본 사람들은 다들 깜짝 놀란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데이터다. 인공지능은 빅데이터에서 지능을 뽑아내는 기술이다. 기술력이 있어도 재료인 빅데이터가 없으면 안 된다. 국내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현재 한국엔 빅데이터라 할 만한 데이터가 없다'고 잘라 말한다. 선진국보다 데이터 축적기간이 짧은 탓도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규제다. 개인정보보호에 막혀 데이터가 조각조각 분절되고, 사용도 어렵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인공지능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기업이 많지 않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선도국인 미국은 90년대부터 공공 데이터베이스를 가공해 민간에 제공했다. 인구수만큼 대량의 데이터를 보유한 중국은 정부가 나서서 규제를 풀고 12년 안에 미국을 따라잡겠다고 호언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정부가 인공지능 산업화 대책을 내놔도 규제 문턱을 넘지 못해 성과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우리 산업의 미래를 위해 비식별 정보라도 활용할 수 있도록 조속히 제도를 고쳐야 한다.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는 '조만장자는 새로운 상품이나 미개척 시장을 전제로 출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골드만삭스는 '소행성 자원채굴 산업'에서 조만장자가 나온다고 분석했다. 현재로서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결합이 더 현실적인 후보가 될 수 있다. 석유와 전기가 이끌어낸 2차 산업혁명은 석유왕 록펠러를 최초의 억만장자로 만들었고, IT기술이 이끌어낸 3차 산업혁명은 빌 게이츠를 세계 1위 부호의 자리에 올려놨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열어가는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언젠가 우리 기업인도 조만장자가 되는 미래를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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