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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己亥年, 기회의 해를 띄우자
작성일 2019.01.03

 

己亥年, 기회의 해를 띄우자

김준동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서울경제신문, 1월 3일자

 

10년 전 유럽에 있을 때 이야기이다. KOTRA 지사장이 한숨을 지었다. 당시 유럽시장개척단에 강원도의 모 사장님이 고춧가루를 팔겠다고 지원했다. 유럽에 고춧가루라니 와봐야 상담 건수도 없을까 봐 만류했지만 굳이 오겠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브랜드를 내걸고 머나먼 길을 온 마당에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그러나 기우에 불과했다. 고춧가루 사장님은 구수한 사투리와 입담으로 현지 한국식당들로부터 판매계약을 따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사상 처음으로 수출 6,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1948년 수출을 시작한 후 70년 만의 최대 실적이다. 세계 최고의 반도체 덕이 크지만 고춧가루 사장님같이 영어 한마디 하지 못해도 수출 전선에 뛰어든 분들이 함께 이뤄낸 성과다.

 

기회만 되면 어디든 뚫고 나가는 것이 기업인이다. 유럽에 고춧가루를 팔고 아프리카에 반도체를 판다. 경제가 살려면 그들의 기가 살아야 한다. 그런데 지난 한 해는 좀체 기를 펴지 못했다. 대내적으로는 급격한 임금 인상에다 공정거래법·상법 개정 등이 논의됐다. 대외적으로는 미중 통상전쟁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에 고전했다. 

 

올해도 쉽지 않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주력산업에 대한 불안감도 심화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과 시행령 개정에 따른 부담 가중으로 소상공인의 아우성도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저출산 고령화 등에 따라 우리 경제는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하향세로 접어들며 2000년대 초반 5%에 이르던 잠재성장률이 3% 아래로 떨어졌다. 

 

이대로 놓아둘 수는 없다. 정치학자나 경제학자들에게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의 관계는 언제나 관심의 대상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만큼 전후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우리나라는 더욱 그렇다. 한 가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하는 사실은 양자 간에 원활한 피드백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에 꼭 필요하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것에 대해 정치는 타협과 조정으로 해결점을 제시해야 한다. 논의를 위한 논의는 최악이다. 누군가는 책임을 지고 대안을 제시해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지난해 말 ‘우선 허용, 사후 규제’를 골자로 한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 문턱을 넘어섰다.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문재인 정부의 규제혁신 5법은 마침내 완성된다. 의미 있고 다행스러운 일이나 문제는 예측 가능성과 속도다. 하나둘씩 풀어가고 있지만 원격의료·드론·공유경제 등 혁신시장에서 기회의 불씨를 꺼뜨리는 규제들이 여전하다. 규제를 지금 당장 없애지 못한다면 앞으로의 계획만이라도 명확히 밝혀 예측 가능성만이라도 줘야 한다. 그래야 기업들은 계획을 세워 투자할 수 있다. 기해년 새해가 밝았다. 예측 가능한 정책과 소통으로 기업인을 위한 새로운 기회의 해를 함께 띄워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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