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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정부 코로나 정책 ′회색지대′ 존재…현장감 더 높여야
작성일 2020.04.06

"정부 코로나 정책 '회색지대' 존재…현장감 더 높여야"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

아시아경제신문, 4월 2일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 유럽 등으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전 세계 확진자 수는 1일 기준으로 91만명이 넘는다. 여전히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조만간 100만명도 돌파할 전망이다. 세계는 과거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위기에 대응하느라 분주하다. 보건과 경제 양 방향 위기이고 각각의 대응책이 상충관계(trade-off)라 할 수 있어 더 어렵다.



현재 각국은 실물경제 위기가 금융위기로 전이되지 않도록 안간힘을 쏟고 있다. 미국은 기준금리를 제로로 낮추고 무제한 양적완화를 시행했고, 유럽은 7500억유로 규모의 긴급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한국도 기준금리 인하(1.25%→0.75%), 정책금융의 기업 자금지원(58조3000억원), 금융시장 안정 지원(31조1000억원), 증권시장안정펀드(10조7000억원) 등 가능한 모든 대책을 내놓고 있다.


각국의 경제 떠받치기 노력에도 불구하고 위기 확산을 막는 데 벅찬 감이 있다. 주요 경제 전망 기관들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4%로 내렸고 무디스는 2.9%에서 2.1%로 낮췄다. 세계 경제를 어둡게 전망하는 이유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하강도 있지만 미국과 EU의 불안한 경제 기반에 대한 우려도 한몫하고 있다.


먼저 미국에서는 파생금융상품 중 하나인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이 금융위기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CLO란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에 대한 은행의 대출채권을 묶어 담보로 발행하는 고위험·고수익 상품이다. CLO 규모는 2018년 기준 미국에서만 1300억달러(약 160조원)에 육박한다. 과거 자산유동화증권(CDO)만큼 위험성이 크지는 않으나 국제유가 급락과 맞물린 미국 셰일가스 업체들의 유동성 위기가 결합된다면 CLO 투자 기업들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2008년 CDO로 인해 금융위기를 겪었음에도 유사한 문제가 반복되는 상황을 보면서 "역사는 인간의 본성 때문에 반복된다"는 투키디데스의 통찰이 상기된다.


EU는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이른바 'PIGS' 국가의 재정 여력이 문제될 수 있다. 코로나19는 PIGS가 속한 남부 유럽을 중심으로 급격히 확산되면서 유럽 경제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다. PIGS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정지출을 크게 늘렸다. 만약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가 채무불이행(디폴트)으로 이어진다면 유로라는 단일 통화에 묶여있는 모든 EU 국가가 위험부담을 지게 된다는 의미다.


세계 경제 위축은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 경제에 타격이 우려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산업생산이 1월 대비 -3.5%를 기록해 9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자동차생산은 28%나 감소했다. 기간산업인 항공·해운업계 역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국제선 여객 운항률은 80% 줄고, 해상 여객 운송은 중단되고 화물 운송도 운항횟수가 감축됐다. 관광업도 전 세계의 입국 차단으로 매출이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서민경제와 직결되는 숙박업은 33%, 음식점은 16% 각각 감소했다. 취약 업종의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적 불황이라는 쓰나미가 닥치면 우리 경제가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정부는 항공, 해운, 관광 등 피해가 집중된 업종을 지원하기 위해 두 차례 대책을 발표했다. 특히 항공·해운업은 기간산업이라 이들 산업의 인프라 기반이 무너지면 경제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고 위기 후 찾아올 기회마저 놓치게 된다. 정부가 속도감 있게 각종 지원책을 발표한 것은 적절하며 자금 공급 규모 면에서도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다만 기업 현장의 얘기를 들어보면 아직 현장성은 높지 않은 것 같다. 이러한 기업 인식은 정부가 지원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꼭 필요한 곳에 돈이 들어가지 않아 정책의 회색지대(Grey Zone)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피해 업종과 기간산업에 대해서는 조금 더 적극적이고 현장에 밀착된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중국과 거래기업 애로에서 시작돼 국내 취약 업종의 유동성 위기로 옮겨 붙고, 글로벌 거래 대기업 이슈로 점점 번지고 있다. 앞선 중국과 거래기업 애로는 불을 진화하는 단계로 보이고, 국내 취약 업종 위기는 현재 진행 중이며, 글로벌 거래 대기업 이슈는 서서히 닥치고 있다. 이를 차단하고자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요 20개국(G20) 특별 통상장관회의를 통해 '기업인 예외적 입국허용 가이드라인'을 각국에 제시한 선제적 대응은 적절하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수습했던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에서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냈던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코로나19 극복의 기준을 제시했는데, 첫 번째가 '과소대응(too little)보다 과잉대응(too much)이 낫다'이다. 현재 피해가 집중된 업종의 위기를 적극적으로 빨리 풀어야만 앞으로 다가오는 큰 폭풍에 대응할 힘을 비축할 수 있다. 우리는 외환위기 극복의 자산을 가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일부 산업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기회로 삼았다. 이 같은 위기 극복의 경험을 교훈 삼아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잘 극복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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