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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 정부 통상조직의 요건
작성일 2022.03.30

새 정부 통상조직의 요건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매경 글로벌 포커스, 3월 30일자

 

 

요즘 정부조직 개편 방안이 여러 측면에서 논의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산업부 통상조직의 외교부 이관 문제가 뜨거운 감자다. 재미있는 것은 찬성과 반대 측 모두 위기감이나 문제 인식이 동일하다는 점이다. 양측 모두 세상이 변해 경제와 안보를 별개로 생각할 수 없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잘 대처해야 하며, 통상의 역할은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혹자는 공급망 대응은 경제부처인 산업부가 잘할 테니, 통상교섭 기능만이라도 대외관리 능력이 뛰어난 외교부에 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시대정신에 맞게 새 정부의 통상 목표를 먼저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조직개편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김대중정부에서는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시장 개방을 통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중요하다고 보고 외교통상부를 두었지만, 박근혜정부에서는 수출 진흥과 중국 등 개도국 시장 선점을 위해 산업부로 통상 기능을 옮겼다. 그 결과 우리 FTA 네트워크는 전 세계 GDP의 85%까지 넓어졌다. 지금 중요한 것은 윤석열정부가 통상 분야 성과를 거두기 위해 필요한 요건은 무엇인지 따져보고 이를 잘할 수 있는 부처에 맡기는 것이다.

첫째, 연간 수출 7000억달러 시대에 우리 기업의 안정적 가치사슬 확보를 지원하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은 무서운 속도로 재편되고 있다. 반도체, 배터리 등 전략 품목의 원자재가 무기화되면서 통상의 개념도 바뀌고 있다. 과거 다자주의 때는 시장 개방과 통상 교섭 기능이 중요했지만, 이제는 안정적 원자재 수급을 위한 양자 협의, 핵심기술 국제표준 선점, 민관협업 플랫폼 구축 등이 통상의 근간이 되어야 한다. 기업과 긴밀하게 대화하고, 기업의 다양한 애로사항을 신속히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둘째, 통상 이슈가 시장 개방을 넘어 디지털 전환, 기후변화, 노동 등 다양한 분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어 전문성이 절실하다. 2013년 통상 기능이 외교부에서 이관된 이후 10년간 통상은 실물경제, 에너지와 융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2019년 일본이 반도체 수출규제 조치를 취했을 때에도 산업적 노하우 덕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 소부장 대일 의존도는 2019년 17.1%에서 2021년 15.9%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일본과의 WTO 수산물 분쟁에서 우리가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업계 전문가와의 긴밀한 소통 덕분이었다.

셋째,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경제협의체(IPEF)에 참여하면서도 중국과도 협력할 수 있는 뻔뻔함이 필요하다. 혹자는 경제안보의 중요성 때문에 외교와 통상을 같이해야 한다고 주장하나 잘못하면 외교적 이익 때문에 경제적 이익이 손상될 수 있다. 예컨대, 2008년 외교통상부 시절 대미외교 관점에서 무리하게 체결한 쇠고기 협상은 광우병 파동으로 큰 사회적 비용을 치를 수밖에 없었다. 반면, 2016년 사드 배치 결정으로 대중 외교채널이 크게 약화됐으나 통상은 외교와 한 발짝 떨어져 있었기에 중국 상무부, 공업신식화부와 채널을 계속 가동할 수 있었다. 힘에 기초한 진영 논리가 지배하는 시대에 외교하는 얼굴과 경제하는 얼굴은 달라야 할 것이다.

일반 국민은 5년마다 반복되는 부처 간 밥그룻 싸움에 별 관심도 없다. 미·중 갈등, 러시아 제재 등으로 기업은 하루하루 사활을 걸고 경제전쟁에 나서고 있는데, 통상조직을 뗐다 붙였다 하면서 정부의 힘을 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필요한 것은 조직 안정화를 통해 새 정부의 통상 기능에 힘을 실어주고, 유능한 통상전문가를 육성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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